석달째 집에 있는 아이들
두달간의 재택
사먹기도 한계에 닥쳐 하기 시작한 집밥이 한달.
백종원 선생님을 큰 스승으로 모시고
매일 하나씩 스승님의 레시피를 해보고 있습니다.
다들 모시는 스승님이지만, 저에게는 그래도 유일한 큰스승님이세요. 후후후
멋지쥬? (날씬하실 때인가...짝눈이시네)
그간 요리초보가 (사실, 마흔이 훌쩍 넘은 엄마이면서 요리초보라고 하긴 좀 부끄럽지만 일하는 사람이라 요리 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좋아하지도 않았으므로 계속 초보수준에 머무르고 있....) 백선생님을 따르며 해본 레시피과 결과물에 대해서 평가해봅니다. 비싸지 않은 재료로, 특히나 집에 자주 있는 재료 중심으로 레시피를 골라서 하고 있으니 저랑 비슷한 요알못이라면 도움이 되실지도 :)
토마토 달걀 볶음
★★★☆☆
선생님의 많은 레시피에 고기가 들어가는데, 이 아이는 고기가 안들어갑니다. 그래서 "나름 건강식이야"라는 멘트도 나오죠. 토마토를 좋아하는 엄마와 달걀을 좋아하는 아들들 사이에 적당한 아이템입니다.
토마토때매 달걀까지 못먹겠어. 라고 할까봐 할까말까 망설였는데 슨상님이 엄청 맛있다고, 칭찬하시는 바람에, 양꼬치집에서 파는 메뉴라고 하는 바람에 해봤습니다.
오,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고기의 깊은(?)맛은 없지만 깔끔하게 먹기 좋습니다.
선생님도 말씀하시지만, 먹어보면 토마토가 맛있어야 맛있는 아웃풋이 나온다는걸 알게됩니다.
부추전
★★☆☆☆
전에도 마트에 가면, 싸고도 양많은 부추가 탐스러워서 종종 사오곤했죠.
하지만 부추는 한단을 제대로 먹은 적이 없어요. 너무 많다고요.
사실, 많은데 어떻게 먹어야할지 몰라서 재첩국에 넣어 먹겠다며 뚝뚝 잘라 냉동실에 넣지만
그것도 다 없어지지 않아서 냉동실 한구석엔 오래된 부추들이 꽁꽁 얼어있곤했어요.
그런데도 어김없이 또 부추를 한단 사버렸지 뭐에요. 선생님의 부추전 레시피를 봤으니까요...
그래 이번엔 제대로 먹어보는거야! 주말 4시쯤 맛있는 전을 부쳐서 간식으로 내어놓는 솜씨좋은 사람이 되어보는거야!
하는 마음으로 말이죠.
시작은 그렇게 야심찼지만, 부추전은 꽤 어렵습니다.
재료도 간단하고, 방법은 쉽게쉽게 설명해주시지만
약불에 한참을 구워야해서 먹는 속도를 따라가며 생산하기 어렵고
기름맛은 넘치지 않으면서 바삭하고 풍성하게 씹는 맛이 나는 전을 만들기란 요리 초보에겐 어려운 일.
항상 망치던 과거 전에 비해 이번엔 "맛 괜찮은데"정도의 반응이었지만 역시 노력대비 퀄이 떨어진다는 느낌.
대체 우리 슨상님은 어찌 그리 쉽게쉽게 잘하시는지, 감탄만 나옵니다.
비주얼부터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태국식 시금치 고기 덮밥
★★★★★
이걸 하고 꽤 자신감이 붙었어요. 고기 넣은 간장 볶고 시금치 쫘악, 착착착, 스윽, 짠!
시금치는 시금치국 끓여먹을 줄밖에 몰랐는데, 이렇게 먹으면 50배쯤 맛있어요.
시금치는 칼륨이 많으니 한번 데쳐서 해먹으라는데... 우리 슨상님을 그런거는 별루 따지지 않으시쥬.
그냥 합니다. 뭐 제 생각에도 시금치를 한트럭씩 먹는것도 아니고, 심지어 어쩌다 한번 먹는데 오히려 부족한 칼륨이 채워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해요.
이 요리를 하면서 고기 넣은 간장의 위대함을 알게됩니다.
저도 선생님의 만능간장을 한번 사보고 싶은데 동네 마트엔 없더라고요 (꽤 큰 마트인데, 아무래도 이마트 가야되려나봐요) 선생님의 간장으로 하면 더 맛있을까요? 꼭 비교하면서 해보고 싶어요.
이 메뉴는 강추합니다.
그저 엄마가 해준거면 잘 먹는 10살도, 입맛 까다로워 맛없는걸 먹느니 라면을 먹겠다는 16살 청소년도 잘 먹어요.
꽈리고추 삼겹살 볶음
★★★★☆
먹어보기만했지만 재료로는 처음 써본 꽈리고추.
살짝 매콤한 맛이 있더라고요. 가끔 어머니가 해주시는 반찬, 식당 반찬에서 보면 짭짤하게 졸여나오는게 맛있어서 잘 집어먹었는데 그래봐야 졸임 고추니까 그닥 관심가는 재료는 아니었어요.
선생님의 지도로 인해 약간 자신감이 붙자 "새로운 재료를 써보자"는 맘이 들었죠.
심지어 재료도 저렴하니까요.
우선, 맛있습니다. 어렵지 않고요. 재료도 저렴하고요. 어린이들도 잘 먹습니다.
2번째 할 때 청량고추를 조금 많이 넣었더니 아이들은 무리더군요. 사실 저도 좀 무리데스.
꽈리고추도 좀 알싸하니, 청량고추는 조금만 넣는게 좋을 것같아요.
삼겹살은 수입산 대패 삼겹살을 썼더니, 기름이 너무 좔좔 나와서 먹을땐 맛있었는데 식고나니 허옇게 기름이 끼어서 '내 뱃속에 저것들이 끼어있겠구나...' 하고 좀 씁쓸하긴했어요.
하지만 맛있으니까, 다음번에 조금 기름이 적은 부위로 한번 해볼까? 닭고기로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요.
꽈리고추와 청량고추의 매콤함이 꽤 좋더라고요. 고기를 좀 두툼하게 넣으면 술안주로도 좋을 것같아요.
생선없는 무조림
★★★☆☆
신기하지 않아요? 생선없는 무조림이 가능하다니.
무우도 하나 사면, 끝까지 못 쓰는 재료였어요. 어딘가에 조금 써먹고 나면 대부분 남은 큰 덩어리들이 냉장고 안에서 삐들삐들 말라갔죠. 수분이 많아서 꽤 오래 버텨주던.. 그런 식재료였어요.
이번엔 남은걸 제대로, 끝까지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레시피를 찾아보니 선생님이 이런 레시피를 공개한 적이 있는 것같더라고요. 신기합니다. 정말 고등어나 갈치에 들어있는 무우조림 맛이 나요.
다음엔 감자를 좀 같이 넣어 해보려고요.
선생님 레시피를 따라하다보면, 일품요리가 많아서 무조림해서 밥먹는 일이 없다는건 좀 함정인데..
그래서 언제 다시 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그럴듯한 퀄입니다.
이 외에 감자 짜글이, 잔치국수, 숙주 볶음,달래장 등이 더 있는데 남겨둔 사진이 없어서 아쉽네.
언제또 이렇게 요리를 해댈지 모르는데 말이에여.
짜글이도 상당히 맛있습니다. 고급스러운 느낌 아니지만, 푸짐하고 맛있게 잘 먹었네~하는 필이 충분히 옵니다.
당분간 백선생님을 큰 스승으로, 요리 진도를 나가야겠어요.
일단, 고기와 간장 베이스 요리는 조금 감잡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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