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긴 추석연휴!
대체 아이들과 뭘 해야하나 미리 고민했지만 결국 미리 계획하지 못했어요.
야밤에 부리나케 검색하고 물색하여 3가지 나들이를 다녀왔어요.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모두 만족스러운 시간들이어서,
남은 추석 연휴 혹은 매주 다가오는 주말에 "뭘할까" 고민하거나
이 땅의 모든 부모를 위해 글을 남겨둡니다.
1. 과천서울대공원 / 동물원
▲ 서울대공원 사이트 인트로 멋집니다. 드론으로 찍은거같아요!
작은애와 엄마(나...)는 신나는 놀이기구같은건 못 타므로 동물원을 갔어요.
13세 큰 아이가 시시해하려나 걱정했지만 예상외로 '나도 동물보는게 좋아!'라면서 흔쾌히 동의하는 덕분에 즐겁게 출발!
지하철을 환승하며 4호선 대공원역에서 내립니다.
동물원가는 길에는 지하철에서부터 마의 구간이 있습니다. (이 때부터 재미는 시작되죠)
▲ 노점 사진 출처 : play daddy님 블로그
사진 링크 : https://goo.gl/zKfEqm (블로거 play daddy)
닭꼬치, 번데기, 소라, 옥수수, 김밥, 떡볶이, 솜사탕, 별사탕 심지어 장난감까지 파는 마의 구간.
지하철에서 코끼리열차 매표소까지 이어지는 약 200미터 구간이죠.
지하철에서 나오자마자 처음 보이는 닭꼬치 가게에서 꼬치(2000원) 하나 사고, 맞은편 할머니에게 번데기(2000원) 한컵사들고
마의 구간을 시작했죠.
길거리 음식은 자제하는 편이지만, 간만에 멀리 나온 기분도 있고 아이들이 한껏 들떠 있길래 '오늘은 좀 풀어주마' 하는 맘으로 먹고 시작합니다.
번데기 한컵은 좀 많은 편이에요. 맛있는데, 먹다보면 목도 멕히고 약간 질리면서 결국 다 못먹고 버리게 되더라고요.
애나 어른이나 일단 배가 든든하면, 상냥해지고 집에서 안하던 이야기들도 술술 나오게 마련이니
이것저것 먹으면서 사춘기가 시작된 큰아들과 이야기를 해봅니다.
닭꼬치를 클리어하자마자 구운 가래떡(2000원) 추가 구입.
그리고 구간의 마지막 스팟의 닭꼬치 가게에서 다시 한번 꼬치를 먹어줍니다.
처음에 먹은 것보다 비싼 3000원인데, 이름도 '왕 닭꼬치'에요.
큰 아들은 다음부턴 여기 끝집에 와서 사먹겠다면 다짐을 하더군요.
마의 구간에서 닭꼬치 사먹을 가족은 끝자락에 있는 가게에서 1천원 더 주고 왕 닭꼬치로 사드세요.
입장도 하기 전에 9000원을 먹었어요.
코끼리 열차를 타고 싶다는 아드님들의 쫑알거림이 있었지만
이미 9천원을 먹었으니 걸어야한다고 말해주니 조용해집니다.
시간이 좀 걸리지만, 오순도순 이야기도하면서 머리 위를 지나가는 리프트를 부러워하기도 하면서 걷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동물원 입구에 도착합니다.
엄마아빠 tip) 마의 구간을 즐겁게 주파하기위해 미리 현금을 준비해주세요.
마의 구간에서 만원쯤은 쓴다.. 생각하고 천원짜리를 준비해두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드디어 매표소!
과천서울동물원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입장료!
어른 5천원, 어린이 2천원...(흑흑. 요즘 2천원으로 입장해서 몇시간씩 노는 곳이 어디있답니까)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된 지도를 하나씩 다 꺼내드는 둘째.
뭔가 세금을 낭비한 느낌은 들지만, 그 정도 사치는 누려보기로 합니다.
지도를 보던 아이들은 캥거루와 팬더를 보고 싶다고 합니다.
일단,캥거루가 있는 호주관은 입구와 가까운 편이에요.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가 있다면, 지도를 보고 보고 싶은 동물을 골라보고 길을 찾아보라고 하는 것도 좋을 것같아요.
지금까지는 어른들이 앞장서고 아이들은 놀며놀며 따라가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에게 가이드를 하라고하니, 지도를 보며 길도 체크하고, 바닥에 표시된 칼라선들의 의미도 파악하면서 길을 찾더라고요.
정문에서 멀지 않은 곳의 캥거루.
캥거루는 철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잘 다가오는 편이더라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먹이를 주지 마세요.. 라고 안내문이 붙어있는데 "나뭇잎은 괜찮지 않을까?"라며 둘째가 먹여봅니다.
잘 먹어요... 근데, 나중에 다른 우리에 가서 보니 <주변에 떨어진 나뭇잎도 주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기도하더군요.
동물들에게 뭐라고 먹여보고 싶은게 아이 마음이고
동물 먹이주기 체험이라도 좀더 해보고 싶어지는게 엄마 마음이지만
우리 안에 있는 동물에게는 무엇이든 안주는 것이 정답인 것같습니다!
(다니다보면, 과자부터 과일까지 동물들한테 덥석덥석 주는 관객들이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몰래 먹이주는 비밀스러운 체험보다는
준비된 생태설명회 시간을 맞춰가는 것이 더 유용할 듯합니다.
대부분 10월까지니 10월안에 자주 가서 생태설명회 시간에 참석해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서울대공원 동물 생태 설명회 일정 : https://goo.gl/hoNWJi
▲ 과천동물원 생태설명회 일정
캥거루 보고 곤충관도 보고.. 팬더가 있는 곰사를 찾아가봅니다.
곰사는 꽤 멀리까지 올라가야해서 놀며놀며 찾아갑니다.
호기심 천국 둘째는 길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궁금하다면 살살살 내려가더니 돌을 넘어다니다 결국 물에 빠졌어요.
예상치 못한 젖음을 대비한 여벌옷따위는 없으므로 대충 버티고 놀아보자고 해줍니다.
평소땐 동물들을 찾아다니느라 길 옆 시냇물을 보기만했지만 내려가진 않았는데
은근 정취가 좋습니다. 동물원 옆에 산림욕장 분위기를 살짝 맛보는 기분이죠.
엄마아빠 tip) 공룡 미끄럼틀, 코끼리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터를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해서 여기서 지체가 많이 되요.
맘편히 기다릴 수 있도록 작은 돗자리 하나 갖고 오면 좋겠더라고요.
호랑이 조각상에 어울리는 의젓한 포즈를 취해주는 아드님들
곰사에서 너구리같은 레시팬더를 보고, 근처의 맹수들을 구경하고나니 어느덧 컴컴해집니다.
추석이 지나고 이제는 날이 짧아졌어요.
동물원은 6시만 되어도 컴컴한 분위기에요. 동물들을 더 구경하긴 어려워요.
엄마아빠 tip) 기왕이면 일찍와서 놀이터에서도 놀고, 동물도 많이 보고 하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엄마아빠가 좀 지칠 것같아요. 금방 해가 지는걸 감안해서 동물관람 계획을 무리하게 세우지 않는게 좋을듯해요.
마지막엔 리프트를 타고 내려왔어요.
들어갈 때도 '아, 리프트 타보고 싶다' 하던걸 안태워주고
컴컴해져서 나올 때 태워주니 감동이 배가 되는 듯해요.
심지어, 밤에 타니 분위기가 좋더군요.
입장료보다 비싸다는게 함정이긴한데 리프트를 밤에 타는건 추천할만합니다.
어른 6천원, 36개월 이상 어린이 4천원 가격을 조금 아껴보려면
입장료+리프트 팩키지 상품들이 인터넷에 떠있긴합니다.
서울대공원 팩키지 할인 상품은 요런거? https://goo.gl/vHSkrT
다음번에 리프트를 좀더 태워달라고하니
미리 구매해서 가볼까봐요.
2. 바운스 트램폴린
트램폴린+ 키즈카페로 구성된 바운스 트램폴린을 타러 갑니다.
몇년전인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좀 멀어서 시도를 못해보다 멀지 않은 곳에 생겼다고해서 도전!
▲ 바운스 트램폴린 : https://www.vaunce.co.kr/
죽전점, 대구 신세계점, 반포점, 잠실점 요렇게 4군데인 것같은데
죽전점이 제일 큰 것같고, 성인까지도 놀만한 분위기인 것같아요.
반포점은 초4까지 받는다고 하네요.
천장이 많이 높진 않아서 큰 아이들이 뛰다가 머리가 닿거나(가보니 그럴 정도는 아닙니다)
어린 아기들이 혹여 다칠까봐 연령을 조금 제한하는 것같아요.
일종의.. 어린이들을 위한 콜라텍같은 느낌.
칸칸이 나눠진 트램폴린에서 방방 뛰다가 뮤직 타임이 되면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가이드 쌤들이 흥을 돋궈줘요.
댄스 음악과 돌아가는 사이키 불빛 아래서 방방 뛰다보니 땀이 뻘뻘나고 신나는거죠.
뮤직 타임이 끝나고 나면, 가이드쌤들이 트램폴린위에서 피구같은 간단한 운동들도 진행해줍니다.
비싼게 최대 흠이지만
혼자 가서도 놀 수 있고, 신나고, 운동도 되고, 밤에 잠도 잘 잡니다.
1시간에 15000원
2시간은 25500원. 10분마다 추가 요금.
미끄럼 방지 양말 2500원.
엄마는 커피 한잔 5000원... 안먹어도 되지만 어디 그게 또 되나요.
정규 운동 프로그램도 있고, 다닐만한 곳에 있다면 꽤 괜찮은 운동 공간이에요.
3. 용인 한국민속촌
민속촌이 SNS를 잘합니다.
SNS를 그냥 잘하는게 아니라 민속촌 내부 프로그램들이 싹 다 업그레이드된거죠.
▶한국민속촌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koreanfolkvillage/
한국사람이니까 한번쯤 가줬던 민속촌.
흙바닥을 먼지내고 걸어다닌 기억만 있는 민속촉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도 하고
대중교통으로도 멀지 않더군요. 출동!
민속촌의 기본 중의 기본
대장간, 공방 등의 옛날 장인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장인분들이 직접 만드는 모습도 보여주고, 간단히 판매도 합니다.
식칼도 하나 사보고 싶었지만, 왠지 집에 갖고오면 관리 못해서 녹슬 것같은 예감이 마구마구 들어서 패스.
입구 초반에 늘어선 공방이나 대장간들의 모습도 옛날 기억보다 훨씬 깔끔하게, 볼거리 있게 정리되어있어요.
그리고 가짜 밀랍인형이 장인처럼 포즈만 잡고 있는게 아니라
진짜 사람(!)이 앉아 만드는 모습도 보여주고, 조금 귀찮아하시면서도 설명도 하고 판매도 하셔서 훨씬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어요.
식칼대신 대나무로 만든 아이들 장난감을 하나 사봅니다. 3000원
꽤 단순한 모양인데, 잘 돌려서 높이 날리기가 쉽지않아서 아이들이 깜놀하더군요.
옥수수를 주렁주렁 말려놓은 처마 밑에서 사진도 찍어봅니다.
둘째 이빨이 옥수수같으니... 같이 한장 찍어주는걸루.
옥수수를 주렁주렁 매달아 말리기도하고
염색한 천이 흩날리는 풍경도 있고
장독대와 기와로 꾸민 정원도 있고
민속촌 구석구석 사진 찍고 싶어지는 풍경들이 많아요.
깨끗해진 민속촌, 체험할게 많아진 민속촌...을 넘어
깜놀했던 이유는 요런요런 말도 안되게 재미있는 체험형 대들이 중간중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한국민속촌 색다른 전래동화축제>라는 테마로 '조선동화실록'이라는 체험 무대들이 진행되고 있어요.
전래동화 명장면 체험이라는 말도 안되는 컨셉으로 어마무시 재미있는 코너들이 진행중이에요.
이건 뭐... 상상도 못한 개그콘서트 콩트를 하나씩 보는 기분이랄까.
아이들도 어른들도 상당히 재미있어요.
이런 체험들을 위해 여러번 가고 싶어질 지경이랄까.
페이스북에 도깨비의 방망이 내기 체험 영상이 올라와있네요.
저희는 오후에 슬슬 갔더니, 이 도깨비 내기 체험과 효녀 심청의 인당수 입수 체험을 봤는데..그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11월 26일까지군요.
꼭 가세요. 왕 재밌습니다.
구미호 언니가 사진도 찍어줍니다.
알면서도 무서운 둘째는 흠찟.. 옆으로 피해서 사진 찍어요.
민속촌을 거닐다보면, 재미난 무대들도 있고 추가 구매해야하는 승마체험, 나룻배 체험 등등도 있지만 이렇게 예쁜 풍경들도 펼쳐집니다.
대충 시골길처럼 만든 것같지만 구석구석 손질해서 다듬어놓아 대충 사진 찍어도 예술인 풍경들이 많아요.
동화책에서나 보던 허수아비를 만나 반가운 둘째에게 더 반가운건 직접 흔들어 볼 수 있는 새몰이 종이에요.
녹슬어 텅텅 거리는 종을 흔들어보느라 한참을 매달려 놀았습니다.
▲ 가을느낌이 물씬나는 민속촌
빠지면 서운한 옥살이 코너...
13세 아동도 조용히 목에 칼을 차봅니다.
니 죄는 니가 알아라,좀...
역시 10월의 밤은 금방 옵니다.
여기저기 초롱에 불이 들어오면 그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이뻐요.
하지만, 체험은 5시면 끝이 나고 어두워서 다른 구경도 어려우니 퇴장하고 싶어집니다.
입장료가 조금 비싼 편이지만
한복을 입고 가면 50%할인이에요!
결혼때 해입고 한번도 안입은 한복.. 다음번엔 민속촌에서 입어볼까봐요.
기왕 민속촌에 갈거라면, 한복부터 챙겨보세요!
남은 추석 연휴, 아이들과 즐겁게 보내시길, 굿럭입니다.
▶아이랑 더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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