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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먹방/¶ 모두의 맛집

후쿠오카 모츠나베,곱창의 또다른 변주

by 노랑생각 2016. 9. 19.

 

남편은 일본을 매우 러브데스합니다 

촘촘히 말하자면, 일본음식을 러브하는 거죠.

 

라멘, 카레, 스시, 초밥들에 이어 이번엔 좀 신선한 음식을 먹고 싶어합니다.

모츠나베라고.. 얼마전 친구들과 후쿠오카를 다녀오더니 맛있게 먹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 모두, 모츠나베를 먹으러 갑니다!

 

물론 후쿠오카에 가는건 아닙니다.

높다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수지로,수지로 달려갑니다.

수지맞으러 수지갑니다. 라고 하고 싶은걸 보니 빼도박도 못하게 아재인가봅니다.

 

후쿠오카 모츠나베_용인_수지

 

주차장 찾기 조금 어려웠지만, 얼른 주차하고 모츠나베 먹고 싶은 생각에 역할을 나눕니다.

남편은 주차, 나는 자리잡기.

 

모츠나베는 후쿠오카의 전통요리이지만, 실은 일제강점기에 탄광촌에 끌려간 조선 사람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개발한 눈물겨운 음식이라고 하네요. 갑자기 '밀정'이 떠오르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이렇게 몸에도 안좋은 기름진걸 먹었다니 말입니다.흑흑흑

 

탄광촌 사람이 된 기분으로 먹어봅시다!

 

밀정도 살짝 보고 갑니다 

 

후쿠오카 모츠나베_용인_수지

기본 그릇들이 귀염귀염합니다.

특히나 복어가 그려진 간장종지는 탄광촌의 슬픈 기억을 지워주네요.

빗살무늬로 통일한 물잔과 앞접시도 큐트하고요.

 

후쿠오카 모츠나베_용인_수지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양념셋트들도 이쁩니다. 나무대에 쏙쏙 들어가있는 모습이 앙증맞고 집에 두기는 매우 번거로워 보이는 사이즈입니다.

너무 이뻐서 뚜껑도 하나하나 열어보다 가장 오른쪽 종지에서 엄청 열받습니다.

 

꼭지가 안잡히는거야!!!!! 세번쯤 잡았봤는데 모두 미끄러지며 못 열어봄.

내 손이 거인손도 아닌데! 곰손도 아닌데! 나름 귀염성있는 사이즈인데 말이야.

 

젖꼭지처럼(응?) 생긴 꼭지들이 보기엔 다 기능성처럼 보여도 영 글러먹은 오른쪽 녀석.

혹시 앞으로 요식업에 종사하실 분이 있다면, 저 정도 높이의 꼭지뚜껑은 절대 구입하시면 안된답니다.

 

뚜껑을 열 수 없는 저 녀석 안에 대체 뭐가 들어있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모츠나베에 필수적인 '유자간장'은 가장 왼쪽 종지에 들어있으니 그걸로 안심하기로합니다.

 

후쿠오카 모츠나베_용인_수지

기본 반찬 4종, 맛도 깔끔하고 애도 빗살무늬.

탄광촌을 잊으면 안되는데 자꾸 선사시대로 갑니다.

 

후쿠오카 모츠나베_용인_수지

드디어 모츠나베가 나왔습니다!

2인분에 18000원. 가격이 좋네요.

사이드 메뉴를 더 시킬 거니까, 일단 소(小)자부터 시작하는걸루.

마늘, 두부, 우엉,부추 가득, 양배추 가득, 곱창 약간이 들어있습니다. 본토 모츠나베에 맛이 들렸던 남편은 적은 곱창에 실망합니다. 결국 곱창을 추가로 넣고 말았죠. (먹다보니, 곱창 추가, 사리추가 자꾸자꾸 추가됩니다. 미니 야채 샐러드바가 있어서 국물에 자꾸 데쳐 먹을 수 있긴하지만 곱창을 먹으러 온거니 곱창이 부족하면 더 먹게되네요!)

 

 

후쿠오카 모츠나베_우엉튀김_용인_수지

우엉튀김도 시켜봅니다. 양은 사진보다 2배. (반을 먹었네!!)

한국에서는 튀김재료로 낯설지만 일본에선 우엉튀김도 꽤 맛있는 튀김이라는군요.

우리가 먹은건, 맛있다기보다 바삭하다는 느낌이 포인트였죠. 우엉의 맛과 향을 좀더 살릴려면 본격적인 검토가 필요할듯해요.

 

 

후쿠오카 모츠나베_야끼카레_용인_수지

야끼카레의 자태가 먹음직스럽습니다.

맛은 일본카레 맛, 종종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맛, 그런맛이지만 듬뿍 올려진 치즈가 외식하는 느낌을 살려줍니다.  

언제나 느끼지만, 카레를 실패하기 어려운 종목이에요.

그래서 맛은!

매우 기대하며 가을 달려갔던 모츠나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쉬웠어요.

 

콜라겐이 가득하다곤 하지만, 기름기가 가득한 곱창요리를 먹을 땐

특유의 맛과 느낌을 기대하게되죠.

 

'까짓 오늘 하루쯤 맛있는걸 실컷 먹어주겠어' 이런 마음말이에요.

 

하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춰서인지? 본토의 국물맛을 내기 어려워서인지?

모츠나베는 샤브샤브와 많이 다르지 않은 맛이었어요.

아니, 사실 달랐지만... 이 정도라면 샤브전문점의 다양한 육수베이스로 커버 가능한게 아닐까 싶었어요.

처음 맛은 밋밋했고, 야채를 넣어 끓이면서, 기름이 우려져 나오면서 점점 진해졌지만 '아~이게 모츠나베의 맛이군!'이라고 느끼기엔 차별성이 너무 약하달까. (만약, 후쿠오카가 이 정도 국물 맛을 대표 선수로 내밀었다면, 부산은 꽃게탕 국물을 선수로 내보내 후쿠오카 선수를 이길 수 있을 것같은 느낌)

 

하지만 마음한켠, 후쿠오카 모츠나베를 응원합니다.

홈페이지를 보면 IT 개발자가 창업하여, 미슐랭 스타를 목표로 어렵게 찾은 멤버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거든요.

 

미슐랭스타 따는 비전으로 나아가는 후쿠오카 모츠나베,

지금의 맛은 좀 성에 차지 않지만 계속계속 발전해주세요.

아직은 맛보다는 친절하심과 분위기의 깔끔함 심지어 바닥그림이 좀더 눈에 띄고, 매장의 곳곳에 길들여진 정성에 눈이 가지만

맛이란건 정체되는 것은 아니니까, 기대해볼께요.

 

단지 뚜껑달린 양념종지는 좀 바꿔줘요 -,-;;;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찾아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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