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븐 일요일 아침
먹다남은 볶음 김치와 냉동실 구석에 쳐밖혀있는 베이컨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요, 베이컨은 항상 승리의 아이템이죠.
김치넣고 베이컨넣고 밥볶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요리책을 뒤져봅니다.
역시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게으른 요리>에도 김치베이컨볶음밥(kimchi bacon rice) 이 있습니다.
필수 재료 : 밥,김치,베이컨
선택 재료 : 양파, 쪽파
양념 : 고추장,소금,참기름
거의 완벽하게 있는 재료들. 쪽파는 어차피 선택이니 패스.
배추김치 대신 남아있던 볶은김치를 씁니다.
하얀 쌀밥대신, 매일 먹는 귀리,흑미,콩이 가득한 잡곡밥을 볶아줍니다.
몸에 별로인 베이컨 들어있으니, 산뜻한 것도 있음 좋을 것같아서 매실도 쫑쫑 썰어넣어줍니다.
뭔가... 책에 있는 때깔과 다르다는게 막 느껴집니다.
책보다 양파도 크고,김치도 크고(대충 썰었으니까...) 잡곡밥의 거무스름함이 김치의 붉은빛을 가려서 '김치'의 느낌보다는 '잡곡'의 느낌을 살려주니까요.
참, 스크램블하고 남은 달걀물!
상하기 전에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후루룩 부어줍니다.
.......네, 점점 책의 때깔과는 멀어지는 속도가 느껴지지만, 괜찮아요. 이건 김치베이컨 볶음밥이고 김치랑 베이컨이 들어가니까요. core는 변하지 않았다고요.....
절대 미감 집돌이가 말해줍니다.
"오~~~ 베이컨이 들었다고? 근데 달걀도 들은거같은데? 어라 중간에 새콤하게 씹히는건 뭐지? 매실이라고! 아~좀 이상하지만, 치즈가루를 뿌리면 괜찮을 것같아"
괜찮아질거라는데 못 넣을게 뭐가 있겠어요.
맘껏 뿌리라고 해줍니다.
치즈가 듬뿍 뿌려진, '김치베이컨 매실달걀 볶음밥'입니다.
맛있습니다.
김치맛도, 베이컨 맛도, 달걀맛도, 매실맛도 안나지만....먹어치운 속도를 보아하니 맛있다고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쩐지,왠지,내 기분엔...요리책이 멀리서 지켜보다 훌쩍훌쩍 울면서 뒤돌아서고 말았을 것같은 그런 볶음밥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재료의 맛을 살린다"라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참고한 요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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