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잼,시골자두가 도시잼이 되는 새벽

엄마아빠가 시골에서 자두를 따오셨네.
약도 없이 보살핌도 없이 땅힘으로 알아서 큰 검붉은 자두.
마트에서 사던 여리고 밝은 다홍자두가 고양이라면 시골자두는 흑표범.-.-;;;

자식들을 위한 자두따기 묘기

뾰족하고 단단하고 검붉다
잡아보기만해도 생명력이 가득찬 느낌

바리바리,봉지봉지 이집저집으로 나눠질 폼일세

엄마가 투척한 시골자두 2봉지 중 1봉지로 난생 첨 잼만들기에 도전!

유기농 설탕을 살까하다 신제품을 써보기로한다. 설탕흡수를 줄여준다는 말에..

씨빼고 작게썰어 재어보니 1.2kg
자일로스 설탕은 40%정도로 480g
잘 섞어 즙나오게 냉장고에 3시간 묶혀주고 (어떤 레시피에서는 반나절쯤 두라했지만 졸린 마음에 3시간으로 후려침)

3시간 후,드디어 잼공장 가동
과연 이게 잼이 될까.시골 자두는 살도 단단한데..레시피들 중에 끓이기전에 갈아주라는 의견도 꽤 있어서 갈아야하나 고민도 했지만 "고급진 잼들은 오히려 씹히는 맛이 좋지않은가!!"라는 판단하에 바로 진행.(사실은 졸려서)

중불로 끓이기 시작하니 금방 부글부글 거품이 인다. 걷어주자.

자두잼이 시작되었으니 잼병되실 분들 소독재계하시게 눕혀드리고 뜨끈한 시간을 갖게해드린다.

30분쯤 지나니 살이 좀 물러졌다.하지만 잼이라고 하기엔 물이 너무 많은 상태.

40분쯤 지나니 색이 좀 진해졌다.
젤리화해준다는 레몬즙 대신 레몬청 투하.

1시간쯤되니 색도 진해지고 좀더 쫀득해졌다. 중간중간 으깨준 덩어리들도 적당해보인다.

근데 언제까지 젓는거지?!!!
찬물에 떨어뜨려 퍼지지않을 때면 완성이라고했으니 해봐야하나?싶을때 끓어오르는 소리가 달라졌다.

뽀글뽀글뽀글뽀글 소리가
...뿌글..뿌..글..뿌..글 정도로 깊고 느린 소리로 변했다. 굳이 찬물에 담구지않아도 잼이 되셨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도 예의상 5분정도 더 저어드리고 잼만들기 종료.

맛은 아주 강하다. 딸기잼같은 부드러움이 아니라 강하게 달고 확실한 신맛도 있다. 베리계통 잼들과는 다른 차원의 맛인데 어쩌면 이건 자두이기 때문보다는 야생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바람과 햇볕을 보살핌없이 받으며 단단해진 자두는 자신의 맛과 색을 확실하게 만들어 낸 것인지도.

새벽 2:25분
나무에 매달려 붉게익던 시골자두가 도시잼이 되는 변신의 시간, 자두잼의 강렬한 맛에 반성과 감탄의 시간을 갖는다.